미국 뉴욕증시에서 듣도 보도 못한 회사가 암호화폐 매집을 선언하자 주가가 하루 만에 3,000% 가까이 폭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낀 거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NASDAQ)에 상장된 에잇코 홀딩스(Eightco Holdings)’의 주가는 8일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982% 폭등한 45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평소 주가가 1~2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믿기 어려운 폭등세다. 이 회사의 주가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다름 아닌 암호화폐 투자 계획 발표였다. 에잇코 홀딩스는 이날 자사 주식 2억5,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해 조달한 자금 전액을 ‘월드코인(Worldcoin)’ 매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생체인증 스타트업 ‘월드’가 발행한 코인이다.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월드코인 역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에잇코 홀딩스의 주가 폭등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보다 암호화폐 관련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과거 닷컴 버블처럼 암호화폐 시장에도 심각한 거품이 형성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블록체인 및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단순히 거품으로만 치부하기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적 투기 심리에 휩쓸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