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 숨진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 경사 사건과 관련해 함께 근무했던 동료 해경들이 해경 내부에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동료 4명은 이 경사의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해경서장과 영흥파출소장이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흠집을 내면 안 된다”, “유족과 기자들에게 사건의 전말이나 팀장과의 불화에 대해 함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해와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고 진실을 밝히려고 결심했다고 한다.
고 이재석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인천 영흥도 근처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졌다. 당시 그는 혼자 현장에 출동했으며,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노인에게 입혀줬다는 내용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 했다. 그러나 유족은 “사고 당시 당직자가 2명인데 왜 혼자 현장에 출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해경에도 2인 1조 출동 원칙이 명시돼 있었으나,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동료 해경들은 평소에도 현장 출동 시 항상 2인 1조로 움직였으며, 혼자 출동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당직 근무 중이었지만, 비상벨이 눌리지 않아 나머지 인원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동료들은 팀장이 상황실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매뉴얼대로 처리하자는 건의를 여러 차례 했었다고 말했다. 해경 측은 진실 은폐는 없었다며, 진상조사와 유족에게 자료 제공을 약속했다.
한편 이 사건을 책임지고 해양경찰청장이 15일 사임을 표명했다.